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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요리하는 즐거움과 먹방의 힐링

by 러비수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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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임순례(2018)

출연/김태리(혜원), 문소리(혜원 엄마), 진기주(은숙), 류준열(재하)

 

이 영화는 일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일본에서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었는데요. 일본 개봉작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부작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개봉은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으로 묶어 2편으로 상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하나로 묶어 4계절이라는 부제를 달아서 개봉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사계절

이 영화를 보는 이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영화에 너무나 아름답게 담아놓아 감탄하지 않은 이가 없는데요. 감독은 우리나라의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마침내 그녀는 경북 의성과 군위의 아름다운 곳을 찾았고 주인공 혜원의 집은 군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수고로움으로 우리는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사계절을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혜원은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고시생이었습니다. 시험에서도 떨어지고 연애도 되지 않고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음에 지친 혜원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녀는 며칠만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겨울을 지나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너와 내가 위로받는 음식

집에 돌아오자마자 혜원이 한 일은 저녁 준비 었습니다. 그녀는 불을 피우고 언 땅을 헤집어 배추를 뽑고 따뜻한 저녁을 해 먹습니다. 이렇게 리틀 포레스트에는 혜원이 준비하는 정성 가득한 음식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러면서 지친 자신을 위로하고 치료합니다. 곧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 혜원을 보러 집으로 찾아옵니다. 전문대 졸업 후 농협에서 일하고 있는 은숙과 서울에서 지친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아버지가 하시는 과수원 일을 돕고 있는 재하, 어떻게 다시 고향으로 왔는지 묻는 은숙의 질문에 혜원은 배고파서 내려왔다고 합니다.

혜원의 음식 솜씨는 놀랍습니다. 직접 재료준비부터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수제비, 배추전, 봄꽃 파스타, 콩국수, 아카시아 튀김, 감자빵, 팥설기, 밤조림 등 식재료부터 낯설은 이 음식들을 혜원은 너무나 능숙하게 뚝딱 맛있게 그릇에 담아냅니다. 이름도 이쁜 아카시아 튀김을 바삭거리며 씹는 소리에 입맛이 절로 돕니다. 요리하는 모습도 음식을 담아내고 먹는 모습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연 그대로를 다듬고 익히고 조리하고 정갈하게 담아내는 음식으로 혜원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우리도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입니다.

 

나의 작은 숲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수능을 치르는 날, 결혼생활로 포기한 것들을 이제는 할 수 있을 거 같다며 편지를 쓰고 떠났습니다. 엄마는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의 마지막 요양을 위해서 내려온 시골이지만 남편이 떠난 후에도 여전히 그곳에 남아서 혜원을 키우며 지냈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혜원에게 이제 없는 아빠이지만 아빠의 흔적이 있는 이 집에서 혜원이 탈 없이 잘 자라 그 뿌리가 깊숙이 내려 힘든 세상에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계속 머물기를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엄마는 혜원이 살아가면서 지치고 상처받으면 다시 돌아 올 곳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것이 고향입니다. 나를 온전히 품어 줄 수 있는 곳. 그도 그럴 것이 엄마의 음식과 추억은 혜원이 자라는 자양분과 뿌리가 되었습니다. 혜원이 만들어 낸 음식들도 엄마에게 배운, 엄마와 함께 만들던 엄마의 추억을 요리한 것입니다. 그런 혜원에게 엄마와 함께 지냈던 이곳은 혜원의 모든 것입니다.

도시의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치유하기 위해서 찾은 곳이 이곳 혜원이 자란 이 집입니다. 엄마와 나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담아져 있는 이곳에서 혜원은 앞으로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습니다. 엄마가 떠난 날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엄마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제야 혜원은 엄마에게 답장을 쓰는데요. 마지막 장면에는 엄마가 가방을 들고 다시 돌아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관객들의 평가

편안한 화면과 주인공 김태리의 요리와 먹방으로 힐링된다는 평이 주된 평가입니다. 평론가들 또한 무난한 평가를 두고 있지만 농촌에서 보여준 힐링이 혜원이 도시로 다시 돌아간 이후의 현실과 연결될 일이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자체로는 평가가 좋았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영화입니다. 이에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의 영평 선정 11대 영화에 수상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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