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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 자신의 안식을 위한 너무 늦어버린 속죄

by 러비수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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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조 라이트(2008)

출연/키이라 나이틀리(세실리아), 제임스 맥어보이(로비), 시얼샤 로넌(브라이오니)

 

질투, 오해, 상상, 거짓말

영국의 지방 귀족인 탈리스 가의 두 딸인 세실리아와 브라이오니는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녀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집사의 아들로 나오는 로비도 있습니다. 세실리아와 로비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며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부유한 집의 딸과 집사의 아들이라는 각자의 배경과 사회의 시선 때문에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로비를 짝사랑하고 있었던 세실리아의 동생인 브라이오니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로비와 세실리아는 서로의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지만 표현할 수 없는 자신들의 입장으로 정원 분수대 앞에서 말다툼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로비는 실수로 세실리아가 아끼는 꽃병 손잡이를 로비가 깨뜨려버리는데, 이에 세실리아는 겉옷을 벗고 충동적으로 분수대로 들어가 깨진 꽃병 손잡이를 찾죠. 이 모습을 창문에서 브라이오니가 지켜보고 있었고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에 빠집니다. 로비는 세실리아의 꽃병을 깨뜨린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에 편지를 써서 브라이오니에게 주고 언니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궁금한 마음에 브라이오니는 집에 오자마자 편지를 몰래 펴보고 충격을 받죠. 어떤 말을 써야 할지 고민한 로비가 장난식으로 쓴 저속한 말이 적혀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그날 저녁 탈리스 가에는 예정된 만찬이 있었고 쌍둥이 사촌들도 오게 됩니다. 이들은 한창 손님맞이 중에 쌍둥이 중 한 명인 롤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어둠 속에서 브라이오니는 누군가에게 롤라가 겁탈당하게 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브라이오니가 들고 있던 전등으로 범인은 달아났지만 브라이오니는 범인의 얼굴을 또렷하게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있었던 로비의 충격적인 모습에 브라이오니는 멋대로 상상하여 범인은 로비라고 거짓 증언을 합니다. 로비는 이 일로 경찰에 체포되었고 세실리아와 로비는 헤어지게 됩니다. 로비에게 관심이 있었던 감수성 풍부한 브라이오니는 로비가 자기 언니에게 관심 있어 보이는 모습을 보이자 질투가 났습니다. 분수대 앞에서 벌어진 일로 오해하고 마음대로 상상하여 결국엔 거짓말까지 해버린 결과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습니다.

 

시대적 배경

때는 1930년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로비는 당시 감옥에 갈지 전쟁에 자원입대할지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원입대를 선택하게 되죠. 이후 영화의 장면은 2차 세계대전의 지옥 같은 장면이 펼쳐지게 됩니다. 감독은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잘 표현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연합군이 마지노선까지 퇴각하여 덩케르트까지 내몰리는 아비규환의 모습과 전쟁의 공포, 폭격이 떨어지는 모습,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배가 없어서 병사들이 절망에 빠져 저지르는 폭동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쟁의 리얼한 장면을 담아낸 감독은 이뿐만이 아니라 1930년대의 의상, 배경 등도 사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시대의 느낌을 잘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에 스타킹을 씌우고 촬영하며 원작 소설을 잘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이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이에 영국 아카데미상과 골든 글로브상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브라이오니의 오해로 인해 로비와 세실리아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는데요. 게다가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까지 생겨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이후 세실리아는 로비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학업을 중지하고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5년 후, 이제서야 브라이오니는 자신이 얼마나 두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잘못을 했는지 깨닫고 세실리아와 마찬가지로 간호사로 자원하여 전쟁으로 부상을 당한 군인들을 치료하며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려고 노력합니다.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잘못을 돌이킬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세실리아의 하숙집을 찾아가는데요. 그곳에서 그녀는 로비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브라이오니의 상상에 불과합니다.

 

마지막 선물?

세월은 더 많이 흘러 브라이오니도 많이 늙었습니다. 그녀는 그 사이 유명한 소설가도 되었죠. 혈관성 치매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브라이오니는 세실리아와 로비에 관한 마지막 소설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집필하고 그 속에서는 두 사람에게 불행이 찾아오지 않고 재회하여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창작하게 됩니다. 브라이오니가 자신이 쓴 마지막 소설에 대해 인터뷰를 하면서 세실리아와 로비에게 속죄하며 선물을 주었다고 해요. 바로 소설 속에서의 행복한 결말이죠. 아무리 봐도 이건 선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 소녀의 상상력과 오해로 만들어낸 상황이 현실에선 두 사람에게는 비참한 비극의 결말로 다가왔기 때문이죠. 과연 이것이 진정이 느껴지는 속죄인가, 오히려 자기 자신의 안식을 위한 속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들의 평가

감독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영화는 개봉 이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배우들의 강력한 연기, 감독의 눈부신 촬영, 독특한 음악이라며 칭찬합니다. 그리고 제임스 맥어보이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훌륭한 연기가 돋보이고, 소설을 잘 각색한 작품이라 이야기합니다. 또한 관객들은 우아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이라 평하고 연금술이라 말해도 좋았을 각색과 영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설 원작이 있다 보니 소설만큼 훌륭하지만 그보다 감동적이지 않다는 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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