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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만의 매력적인 해석

by 러비수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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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소피아 코폴라(2017)

출연/니콜 키드먼(마사), 커스틴 던스트(에드위나), 엘르 패닝(알리시아), 콜린 파렐(존)

 

매혹적인 그의 등장으로 그녀들의 욕망이 드러나다

배경은 1864년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지지하는 한 신학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성인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로 나갔고 그곳에는 교장 마사와 선생 에드위나,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여학생 5명이 남아있습니다. 어느 날 학생 중 한 명인 에이미는 숲 속에서 버섯을 따다 한쪽 다리를 크게 다친 북군 존을 만납니다. 에이미는 존을 도와주려 그를 부축하며 학교로 데려갔고 선생님과 학생들은 그를 보고 놀랍니다. 여자 7명만이 모여 있는 학교에 등장한 낯선 남자 존, 그는 살아남기 위해 이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합니다. 이런 그의 행동으로 여인들은 각자 나름의 욕망을 드러내게 됩니다.

교장인 마사는 전쟁이 한창 중인 세상 속에서 그녀만을 의지하고 있는 학생들을 지켜야만 하는 의무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부상당한 존을 성심껏 치료해주고 당분간 머물길 허락했지만 겉으로는 차갑게만 굽니다. 하지만 그녀는 존의 친절함과 은근한 유혹에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고 그에게 의지하고 싶어 집니다. 선생인 에드위나에게는 옛 애인이 있었지만 전쟁으로 헤어지게 되었고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막상 갈 곳도 없는 처지입니다. 에드위나는 존의 등장으로 자신이 새롭게 안식할 곳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게다가 존의 계속된 사랑의 구애로 그녀는 이곳을 버리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그와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 중인 알리시아, 그녀는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남자를 알게 되면 그만큼 빨리 성장할 거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존을 당돌하게 유혹합니다.

존은 자신의 다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이 학교에 왔지만 계속 머물수록 여기서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끔찍한 전쟁터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관심 주기를 바라는 여인들이 가득한 이곳이 본인이 머물 곳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전쟁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이곳에 살기 위해 그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그의 잘못된 행동이 이젠 그에게 비극으로 다가옵니다. 그가 한 행동 하나하나에 그녀들이 원하는 욕망들이 터져 나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여성적인 시선으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영화

유명한 '대부' 시리즈를 연출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그녀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매혹당한 여자들에 초점을 맞춘 매력적인 영화를 탄생시켰습니다. 존의 행동으로 달라지는 그녀들의 속마음을 디테일하게 잘 표현했고 그와 어우러지는 의상, 세트 등으로 눈이 즐거워지는 영화입니다. 180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기 위해 의상에도 신경을 썼는데요, 의상감독인 스테이시 배택은 매일 여배우들의 허리둘레를 재며 그들의 몸에 딱 맞는 의상을 직접 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들리는 숲 속의 소리, 남북전쟁 중인 것을 알게 해 주는 폭음 등을 들려주며 영화의 긴장감도 늦추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의상, 배경, 음향 모두가 시대를 잘 표현하고 여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 매력적인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1971년작 동명 영화와의 차이점

이 영화는 원제 'The Beguiled'인 토머스 컬리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로 두 번에 걸쳐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첫 번째는 1971년 돈 시겔 감독의 동명의 영화이며, 두 번째가 2017년에 개봉된 이 영화입니다. 1971년 작품의 남자 주인공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였고 여주인공들은 제랄딘 페이지, 조 앤 해리스, 엘리자베스 하트먼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2017년 작품과는 다르게 남자 주인공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남성적인 매력에 더 집중하였고 그에 반해 여자 주인공의 존재감은 떨어지는 영화입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작품은 돈 시겔 감독의 작품과 스토리는 같으나 화려한 여성 주인공들을 앞세워 그녀들의 시점으로 존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 심경과 행동을 섬세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원작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감독만의 연출력으로 충분히 매력적이게 만들어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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