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피터 패럴리(2019)
출연/비고 모텐슨(토니), 마허샬라 알리(돈 셜리)
흑인 피아니스트 운전기사가 된 사나이
주인공 토니 립 발레롱가는 한 나이트클럽의 종업원이자 여러 가지 곤란한 일도 해결하는 해결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부인 그리고 두 아들과 살고 있고 인종차별적인 면모도 갖고 있습니다.
토니가 일하고 있는 나이트클럽이 두 달간 문을 닫게 되자 토니는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찾아봅니다. 그러다 그는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의 미국 남부 순회공연을 위해 운전을 해줄 수 없냐는 제의를 받고 면접을 보게 됩니다. 여기에 셜리는 토니에게 옷 다림질과 구두닦이까지 해주길 원했지만 토니는 그럴 순 없다고 이 일을 거절하고 나갑니다. 그러나 셜리는 흑인 인종차별이 극심한 남부의 순회공연을 위해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잘 해내는 토니가 필요했고 그의 아내 돌로레스에게 직접 허락 맡으며 그와 함께 순회공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토니는 셜리의 공연 기획 담당자에게 그린북을 건네받습니다. 이는 흑인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업소, 식당 등을 지역별로 묶어놓아 소개해 놓은 안내책자로 셜리가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지역을 돌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토니는 어려서부터 뒷골목에서 자라 말보다는 주먹이 편하고 먹는 것 또한 게걸스럽게 먹습니다. 반면 셜리는 당시 흑인들과는 다르게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흑인 최초로 유명 음악 학교에서 클래식을 전공하며 그의 감정 또한 잘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면모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이 둘은 여행 첫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인종차별을 꼬집지만 백인 우월 주위는 숨길 수 없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토니와 셜리가 만나 인종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 각자의 편견이 깨지고 둘 다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두 남자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이 두 남자가 순회공연을 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지만 그때마다 대체적으로 토니가 셜리에게 도움을 줍니다. 인종차별적인 사회 현상으로 셜리가 겪는 일을 토니가 해결해주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이러한 장면들을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영화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다룬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인종이 다른 두 사람이 한 사건으로 만나 그중 한 사람이 인종차별 문제를 겪으면 나머지 한 사람인 백인이 그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백인 구원자형 영화라는 의견입니다. 마치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백인이 흑인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의 진부한 표현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실화지만 실화와 다른 전개의 영화
이 영화는 다들 알고 있다시피 실화를 배경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린북도 실제 출간한 책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개봉되고 돈 셜리의 후손들은 실제 사건들과 다르다며 불편한 기색을 표했습니다.
실제로 셜리는 토니를 고용하기는 했지만 남부 순회공연 중 한 차례만 같이 했고 그 이후에는 서로 맞지 않아 해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둘의 사이 또한 좋지 않았는데 철저한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였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돈 셜리가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돈 셜리의 동생 모리스 셜리는 형이 동생인 자신들을 거의 돌보다시피 하였고 돈 셜리가 유명을 달리하기 전까지 친하게 지내며 연락하고 지냈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영화 그린북이 실제 사건과 다르니 돈 셜리 가족들의 동의를 얻고 영화화하였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영화제작자 짐은 돈 셜리의 조카인 에드윈에게 토니의 아들인 닉이 돈 셜리 삼촌에게 영화화하는 것을 허락받았고 성심성의껏 영화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사실은 이 영화가 개봉되기 30년 전 돈 셜리에게 이미 영화로 제작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었지만 돈 셜리는 단번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영화로 제작하기로 하는 순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영화가 제멋대로 제작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는데 30년이 흐른 후 이 영화의 내용을 보니 그때 당시 돈 셜리의 예상이 맞았나 봅니다. 그러나 당시 시대의 문제를 꼬집고 적절히 유머가 섞여있으며 다수의 영화제 수상을 한 이 영화 그린북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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